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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좋은글] 그대여~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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현준
2025-05-25 10:58 3,130 0 0 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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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그대여, 

그립다는 말을 아십니까
그 눈물겨운 흔들림을 아십니까

오늘도 어김없이 집 밖을 나섰습니다.
마땅히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
걷기라도 해야지 어쩌겠습니까
함께 걷던 것을 혼자 걷는 것은 
세상 무엇보다 싫었던 일이지만
그래도 해야지 어쩌겠습니까

잊었다 생각했다가도 
밤이면 속절없이 돋아나
한 걸음 걸을 때마다 
천근의 무게로 압박해오는 
그대여
하루에도 수십번씩 당신을
가두고 풀어주는 
내 마음 감옥을 아시는지요

잠시 스쳐간 그대로 인해
나는 얼마나 더 흔들려야 하는지
추억이라 이름 붙인 것들은
그것이 다시는 올 수 없는 까닭이겠지만
밤길을 걸으며 나는 일부러 
그것들을 
차례차례 재현해 봅니다

그렇듯 삶이란 것은 
내가 그리워한 사랑이라는 것은 
하나하나 맞이했다가 
떠나보내는 세월 같은 것
떠날 사람은 떠나고 
남을 사람은 남아
떠난 사람의 마지막 눈빛을 
언제까지나 떠올리다
쓸쓸히 돌아서는 발자국 같은 것 

그대여, 
그립다는 말을 아십니까
그 눈물겨운 흔들림을 아십니까

 - 이정하 <바람 속을 걷는 법 중에서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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